흔히
우리는 지금 변화(變化)와 개혁(改革)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변화가 거의 일상적인 용어화
된 것이지요. 사회도, 조직도 변화하고, 개인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임을 미루어 짐작할 만합니다.
변화라는 말은 달라진다는 뜻인데, 우리가 지니고 있는 관행적, 타성적인 모든 행태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뜻이라고 보아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말뜻을 풀어보면,
변화는 스스로 변하는 자동의 의미를 지닙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이든 자신의 판단에 따른 것이든 스스로
달라지는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달라져야 할 때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환경이 변화를 강제하게 됩니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타의에 의해 달라질 수 밖에 없게 하는 타동인 셈입니다.
바람직한 것은 자기 자신의 판단에 의해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겠지요. 변화의 질서에 능동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힘도 덜 들고, 고통도 훨씬 덜한 것입니다.
변화에는 ‘속도(速度)’, 스피드(speed)의 문제가 크게 결부됩니다.
아무리 변화하고자 해도 황소걸음으로 너무 느리다면, 보다 빨리 변화하는 것에 비하여 오히려 상대적으로
퇴보상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변화’와 ‘스피드’는 이처럼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변화가 요구될 때에 신속하게 변화해야지요.
빌 게이츠의 말을 빌면, 「현대는 빠른 것이 느린 것을 제압하는 시대」입니다.
경쟁사회의 생존논리의 정곡을 짚은 말이 아닌가 합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빠르게, 집중하지
아니하면 뒤에 쳐지게 됩니다. 빠르게 변화해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변화가 빠른 측은, 상대적으로
덜 빠른 대상을 쫓아가 추월할 때 순간적으로 상대를 그 자리에 정지시키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만듭니다.
예를 들면, 제비가 날벌레를 낚아채어 먹이로 할 수 있음도 속도가 빠르기 때문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날벌레를 그 빠른 속도로 날면서 어느 한 순간, 겹쳐지는 순간에 즉, 정지된
것과 꼭 같은 순간에 먹이를 한입에 채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던 방향으로
계속 가는 것입니다.
변화의 물결에 무의식적, 맹목적으로 마음을 싣는다고
다 변화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방향을 바르게 정하고, 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데 필요한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서구사회의 예를 들면, 그 사회는 표현의 자유가 천부의 권리로 인식되어 거의 무제한적으로 보장됩니다.
명예훼손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시각으로 보면, 대립과 갈등이 치열해 보이지만 대개는
건강하게 결말이 납니다. 분방한 사고와 행동을 하면서도,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나사 구실을 하는
부분은 지금도 청교도적인 엄격함으로 통제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화적 시스템에 의해 결과적으로는
합리(合理)에 이르는 것이 그 사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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