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무55 ::::::::

일부 종교에서 제기하기 시작한 양심에 의한 병역거부문제는 이제는 당당히 우리사회 인권문제로까지 비화해 버렸다. 그들은 병역의무이행에서 특혜를 인정받고 싶다는 의사를 나름대로의 설득력 있는 주장과 논리로 호소하고 있다. 이른 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우리는 결코
병역을 면제받자는 것이 아니며, 대체복무제도를 통해 군복무를 대신하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또, 그들은 정부가 관심만 있다면 이 제도를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양심의 범위와 한계를 규정짓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쳐두고라도, 대체복무제도의 도입과 관련한 그들의 제안은 수용하기가 매우 곤란하다는 것이 우리 안보의 현실이다.

본고는 지난 8월19일 국방연구원이 주최한 국방개혁 포럼에서 박경규 징모국장이 주제발표한 ‘양심적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일부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논리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데 그 의의가 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본 호에서는 「 양심적 병역거부의 개념」
과 「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이해」 에 대해 살펴보고, 다음 호에서는 「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 와 「 우리 병무청의 입장」 ,「 결론」 을 게재할 예정이다.

Ⅰ. 양심적 병역거부의 개념

1. 양심적 병역거부의 개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Conscientious objection of military service)란 징집대상자로서 종교적 혹은 양심적 동기로부터 나오는 깊은 신념에 따라 군복무 또는 다른 직·간접적인 전쟁 및 무력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 하는 사람을 말한다.
또한 유엔인권위원회의 결의내용을 통해 밝혀진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내용은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종교적, 도덕적, 윤리적, 인도주의적 또는 이와 유사한 동기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신념 또는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이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양심적 병역거부권이 있다”①라고 결의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근원적으로 보면 종교적 평화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종교적인 동기 못지 않게 세속적인 동기 즉, 반전 운동, 평화주의에 의한 정치, 사상적 동기, 개인적 동기 등 여러 가지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이전까지는 병역거부자의 대부분이 특정종교의 신도들로서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②라고 지칭했으나 2001년이후 불교신자, 전쟁반대신념등에 의한 병역거부자의 발생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통칭하고 있으나 「양심적」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지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개인이나 기관이 다수 있으며, 이들은 병역의무가 헌법과 병역법에 의한 국민의 기본적인 의무임에도 이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선한 마음」, 「좋은 마음」으로 이해되는 「양심」이란 표현은
부적절하므로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 「개인적 확신에 의한 병역거부」, 「임의적 병역
거부」 등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여기서는 편의상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표현하기로 한다. 1.1998.4.22 유엔인권위원회 결의 제77호, 2.'conscientious objection'을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2.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양심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는 구별되는 기본권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우리 헌법 제19조 역시 양심의 자유를 신앙의 자유와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양심의 자유(Gewissensfreiheit)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믿음의 소리”③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관, 인생관, 주의, 신조 등은 물론 이에 이르지 아니하여도 보다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에 있어서의 가치적, 윤리적 판단도 포함”④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양심의 자유는 양심 형성의 자유, 양심적 결정의 자유를 포함하는 내심적 자유일 뿐만 아니라 양심적 결정을 외부로 표현하고 실현할 수 있는 양심실현의 자유를 포함한다고 하면서도 내심의 자유는 ‘내심에 머무르는 한’ 절대적 자유이며, 양심실현의 자유는 헌법 제37조2항의 일반적 법률 유보의 원칙에 따라 제한될 수 있는 상대적 자유로 분류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우리나라 대법원도 “종교의 교리를 내세워 법률이 규정한 병역의무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관되게 판결해 왔으며⑤ 우리나라 헌법학자의 다수설도 “내심의 자유를 절대적 자유로 보는 반면, 양심실현의 자유는 타인의 기본권이나 다른 헌법적 질서에 저촉되는 경우 헌법 제37조2항에 따라 제한할 수 있는상대적 자유”로 보고 있다.⑥ 따라서 양심의 대외적 표현이나 실현은 최소한 개인의 국가에 대한 기본적 의무에 의하여 제한되므로 개인도 비록 양심에 반할지라도 병역의무, 납세의무, 법률에의 복종의무를 거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헌법재판소, 1996.3.27, 96헌가11, 4.헌법재판소, 1991.4.1 89헌마 160, 5.대판,1965.12.21, 65소894 대판, 1985.7.23, 85도 1094, 6.종교의 자유의 보장이 신앙이 외부적 표현인 종교적 의식이나 포교의 자유까지 무제한으로 보장하지 아니한 것처럼 양심의 자유에 대한 보장도 양심에 따른 행동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으로 확대할 수 없다.

행정간행물 등록번호 11-1300000-000034-14 / 2003년 9월 1일 발행, 비매품, 발행인 병무청장 김두성 / 편집 공보담당관실 / 발행처 병무청, 대전광역시 서구 선사로 139(둔산동 920) T.042-481-2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