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김 사무관의 첫 번째 시집 “아침에 뜨는 달” 발간소식을 듣고 사실 적잖이 놀랐다. 김 사무관과는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기도 하려니와 겉으로 드러나는 과묵하고 강한 인상 때문에 그토록
섬세하고 여린 감성이 내면에 흐르고 있으리라고는 감히 짐작을 못했던 것도 그 이유중 하나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시를 통해
나타난 그의 내면이었다. 가히 충격이었다. 김배현 사무관의 시는 눈물이 날만큼 맑았고,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김배현 사무관은 남다른 인생역정을 간직하고 있는 분이다.
실제로 월남전에 참전 전쟁의 상흔을 입기도 했으며, 지난 시절, 가슴아픈 일들과 고초를 온몸으로
겪으며 그 속에서 자기를 지켜내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아프고 어두운 상처를 분노와 원망이 아닌,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랑, 감사와 여유로움으로 승화시킴으로써 보는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 <눈물 젖은 밥을
먹었던 시간들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온 지난날들을 반성하고, 걸을 수 있는 자유도 소중히, 일할
수 있는 자유도 감사히, 맘껏 글 쓸 수 있는 자유도 눈물겹다>는 글귀에는 그만 숙연해진다.
외람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 두 권의 시집을
통해 마음 가득 느낀다.
이번에 김배현 사무관이 두 번째 시집 “물방울의 노래”를 발간했다는 소식이다. 축하와 함께,
“ 물방울 노래” 전문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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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체온의 교감으로
가냘픈 삶 유지하고 있는
배롱나무 가지 끝의 물방울입니다
부화장(孵化場)에서 금방 감별된
숫병아리처럼 세상이 거꾸로 보입니다
그 친군 장난감으로 팔려갈
슬픈 운명을 알았음이고
나는 햇살이란 저승사자가 말랑말랑한
내 즙을 말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세상은
보고 있는 눈길이 초속(初速)으로 쌓인다며
속내를 드러내지 말라지만
실 창자 투명한 맹물인걸요
옆집 꽃잎네들
산란의 춤사위 너무 샘 나
우리끼리 몸 부딪혀
애정에 몰입하다 보면
큰사랑 한 방울로 망울지지만
사랑의 무게가 크면 클수록
생명 줄 짧아지는 묘한 숙명입니다
반짝 숙명 머금고 거꾸로
매달려
나만의 각도로 세상 읽어가던 시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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