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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선비제도”를 3개월 여 실시하니 예상치 못했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첫째는, 언어가
순화되었다. 군대서 흔히 많이 쓰는 “+팽이 친다” 등의 저속한 언어들은 부지불식간에 사라지고,
교양 있는 말씨로 대화하게 되었다. 둘째는, 고참과 졸병사이에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우애가
생겨났다. 셋째는, 장유유서의 질서와 상경하애의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예전에는 흔히 “군대는
짬밥이야” 하는 것이 고참들의 전가의 보도였으나 고참이라도 나이들어 늦게 입대한 신참들에겐 공경심을
가지고
대했다. 이렇게 순화된 말씨로 대화하고 서로 배려하면서 우애를 나누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자
구타나 가혹행위는 정말 까마득한 먼 옛날의 미개한 이야기가 되었다. 비록 졸병일지라도 ‘선비’에
대해서는 독서에 방해되지 않도록 배려하고, 고참은 ‘선비졸병’ 대신 청소하고, 졸병들은 고참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존경심을 가지고 고참의 뜻에 순종하고 따랐다.
예전에는 제대를 앞둔 고참을 “갈참”이라 칭하면서 과거에 구타당한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복수에
가까운 푸대접을 해주었다. 그러나 선비제도를 시행한 이래 비록 과거에 구타했던 “갈참”이지만
원심(怨心)을 버리고, 그동안의 수고에 경의를 표하며 무사히 제대하도록 배려하여 주었다. 그
‘고약한
고참’들도 지난 날의 구타를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니 갈참, 고참, 졸병이 모두 한 마음이
되었다. 내무반은 단결되고 활기가 넘쳤다. 구타와 폭행·가혹행위는?완전히 없어졌다.
그래서 우리 내무반은 그 해 우리 학교의 모범내무반으로 선정되었다.
“내무반의 선비제도”를 통해서 관행처럼 되어온 구타와 가혹행위를 근절하였던
군대생활을 회상하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 오른다.
육군참모총장의 일반명령 37호 보다 더 위력 있고 효과 있게 구타와 가혹행위를 근절한 것에 대해서
무한한 자긍심과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군대보다 시설과 복지, 학력이 더 나아진 요즈음의 신세대 군대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성추행의 사고로 희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 할 길이 없는
것이다. 전군의 모든 내무반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성추행이 사라지도록 고참들의 사려 깊은 지휘와
선비제도의 시행을 권장해본다.
얼마전 육군은 군대에서의 인권보호를 위해 “사고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반가운 일이다. 그와 더불어 울창한 숲(강한군대)은 건강한 나무(내무반)의 육림에서
비롯될 것이다.
군대의 가장 핵심이고 중요한 조직인 사병들의 내무반 환경을 현대적으로
개선하고, 내무생활의 패턴과 정훈활동 프로그램을 신세대적으로 개편함으로써 구타와 가혹행위, 성추행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건강한 병영문화가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국군장병들의 건투와 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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