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누군가를 찾는 몸짓인 듯, 할미꽃
깊은 산 속에 피어난 할미꽃을 보면 왠지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꽃대궁은 애타게 누군가를 찾는 몸짓으로 보인다. 항상 외롭게 홀로 피어나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 지도 모르겠다. 무덤가에 홀로 핀 할미꽃을 보고 눈시울을 글썽거렸다는 이들도 있고 보면 이 꽃이 지닌 매력을 짐작하게 한다. 집 주변에서 동백꽃이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면 깊은 산 속에서는 할미꽃이 봄소식을 전한다.

 

관능의 꽃, 벗꽃
4월의 꽃으로 빠질 수 없는 것이 벗꽃이다. 어느 시인은 벗꽃을 관능의 꽃이라고 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면 주체할 수 없는 관능에 몸을 떨게 된다고 했다. 어린 아이의 보얀 속살 같은 벚꽃 잎사귀와 그 향긋한 내음은 모든 이들의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만든다.

절제 또는 사랑의 기쁨, 진달래
산을 온통 분홍색으로 수놓는 진달래. 4월에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진달래는 이 나라 땅에 널리 퍼져 있으며, 특히 북쪽비탈진 곳에서 잘 자란다. 진달래꽃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진달래꽃을 ‘참꽃’이라 불렀는데, 마을 뒷동산에 올라가 입술이 빨개지도록 꽃잎을 따먹었다. 가끔 산에 가면 그 기억이 되살아나 꽃잎을 한 움큼 따서 먹는데,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이다. 진달래꽃을 두견화라고도 하는데 이는 두견새의 피를 받아서 핀 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만약 누군가 아침에 그 새의 첫 울음 소리를 듣는다면, 그것은 곧 그가 그의 연인과 헤어지게 됨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진달래꽃은 두견새의 마음을 달래듯 붉게 피어난다. 진달래는 우리 나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봄철의 대표적인 꽃이다.

꽃말은 절제 또는 사랑의 기쁨이라 했다. 꽃으로는 이른 봄에 꽃전을 만들어 먹는다. 보고 즐기기 위해 집에서 가꾸기도 하는 이 꽃은 흰진달래, 털진달래, 왕진달래. 반들진달래, 제주진달래 등이 있다.

꽃들은 저마다 숨은 사연이 있다. 이 나라 산천을 덮고 있는 것은 온통 풀과 꽃이다. 한 포기 풀, 한 떨기 꽃에서 얻는 감동은 그 어느 것보다 우위에 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겨울을 이겨내고 그리움처럼 찾아온 봄! 우리 곁에 있는 봄꽃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