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혼란의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려움과 고통은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기인한다. 기존의 행동양식과 전략으로는 앞으로 다가올 새롭고도 불확실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없으리라는 걱정을 하면서도 지금 당장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체계적 대응이 없다면 끊임없는 변화와 외부충격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공하는 개인이나 기업들은 변화와 충격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막연히 불안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조류의 흐름을 감지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이를 바탕으로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운다.
구체적인 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기별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수립된 미래계획에는 20~30년 후에 해야 할 일은 물론 일년 후, 한달 후, 그리고 지금 당장 해야 할 일들이 포함된다. 다시 말해서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금 당장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미래계획 및 비전 수립의 의미가 있다.

비전 수립이 필요한 것은 국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개인이나 기업과 달리 다양한 욕구와 이해관계를 포괄해야 하는 국가 단위의 비전 수립은 그 난이도(難易度)만큼이나 필요성도 높다고 할 것이다.

지도와 나침반 역할을 하는 비전 없는 국가라는 배는 무한경쟁의 바다에서 표류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들의 장래를 염려하는 책임감 있는 국가라면 눈앞의 문제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며, 장기적인 시계(視界)를 가지고 국가가 나아갈 방향과 정부와 국민 개개인이 할 일을 제시해야 한다.

저출산·양극화 등의 장기적·구조적 문제에 직면
목적지를 정하기에 앞서 출발 위치를 알아야 하듯이 대한민국 비전 수립 작업의 첫 단계는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과 대내외적 도전요인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초고속성장을 거듭하여 선진국 진입의 문턱까지 도달하였지만, 최근에는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양극화 등의 장기·구조적 도전요인에 직면해 있다.
1983년에 이미 출산율이 2.08명으로 낮아져 저출산의 경고등이 켜졌으나, 이를 방치하는 바람에 2005년에는 세계 최저수준인 1.08명까지 낮아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울러 노인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여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노인인구비율 7%)에 진입한 바 있다. 이러한 저출산·고령화의 결과로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총인구는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함은 물론, 각종 사회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