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년 한해를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일을 손꼽으라고 하면, 단연 11월에 갔던 신애재활원 봉사활동이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는 걸 좋아하지만, 생전 처음 가본 장애우시설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지난 11월 입동을 지나 겨울이 처음 느껴지던 즈음, 우리청 현역입영팀과 대체복무팀 몇몇 직원을 중심으로 부산진구 초읍동에 있는 신애재활원으로 봉사활동을 갔다. 그날은 중증 장애우들이 인근 공원인 어린이대공원으로 나들이하는 조금은 특별한 날이었다.

봉사활동이라면 청소나 빨래 등을 하겠지 하고 생각했던 나는 나들이를 보조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사실 나는 그때까지 장애우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해본 적도, 중증 장애 어린이를 만나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봉사활동 전날은 설레고 잔뜩 기대되었다. 나는 내가 장애우에게 먼저 한발 다가설 거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신애재활원에 도착해 아이들을 보았을 때, 비겁하게도 중증 장애우의 모습에 뒷걸음쳤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아이들은 내가 상상한 것 보다 훨씬 많이 아파보였고 불편해 보였다. 귀엽고 깜찍한 모습만은 아니었다. TV화면이나 책에서 보는 것과 실제로 그들의 삶을 엿보는 것은 사뭇 달랐다. 내가 안다고 믿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회의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공원나들이는 이동 그 자체가 큰 행사였다. 중증장애인지라 스스로 활동이 곤란하고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걸을 수 있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아이들 한 명당 휠체어 하나씩을 차량에 실어야 했다. 대형버스에 아이들을 안아 올리고, 화물칸과 빈 공간에는 휠체어를 실었다. 차량으로 어린이대공원 앞까지 이동한 후, 거기서부터는 모두 내려 봉사자들이 아이들의 휠체어를 하나씩 밀며 함께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