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더쿵 덩더쿵 덩더쿵더쿵더쿵...
해넘이가 지난시간 바쁘게 퇴근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사이 북소리로 천둥을 울리며, 장구의 세심한 장단이 이어진다.
내가 처음 사물놀이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월드컵 열기가 대한민국을 하나되게 했던 2002년 가을쯤이었다.
한바탕 큰 기운이 물러가고 계절과 맞물린 허전한 무기력증에 힘겨워하고 있을 때, 나는 왜 평소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그 일을 생각해내고 아직까지 채워지지 않은 혹은 채울 수 없는 자신과의 긴 싸움을 하고 있는지...
나 자신에게 뭔가 새로운 목표를 정하여, 도전하고 느끼며, 가끔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그런 마음에서의 시작하였던 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어설픈 사물놀이는 어느덧 다섯 해를 넘기고 있다.
물론 세월만큼의 실력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뒤 따르는 실망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내리자면 그 동안의 내 실력이란 “자아도취” 혹은 “자기만족” 정도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여기서 잠깐! ‘사물놀이'를 소개해 보면, 우리는 ‘사물놀이'라는 말이 마치 우리나라의 전통예술 가운데 꽹과리, 징, 장구, 북을 가지고 뭔가 예술적인 행위를 하는 어떠한 갈래를 일컫는 보통명사로 쓰고 있으나 ‘사물놀이'란 1978년 2월 공간사랑 소극장에서 창단한 놀이패(김덕수패 사물놀이)의 명칭이다. 즉 처음에는 보통명사가 아닌 고유명사였다. 그런데 이제는 놀이패에 그치지 않고, 네 개의 타악기인 꽹과리, 장고, 북, 징으로 연주하는 풍물굿을 가리켜 사물놀이라 일컬음으로써 예술 갈래를 지칭하는 말로 변모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