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연말이 끼어있는 계절이자, 모든 생명주기의 끝이며 재생입니다. 이를 보면서 저는 생명의 순환과 자연의 신비, 그 이상의 높은 분의 숭고한 진리에 절로 고개를 숙이곤 합니다.
겨울만의 몸서리치도록 살에 배어드는 추위의 잔혹함은 우리들더러 나태하게 살지 말고 맑고 깨끗하게 살라고 다그치는 듯 합니다. 손이 시려워서 꽁꽁 얼면 입김으로 호호 불어도 아프고, 간혹 발이 동상에 걸리면 고통스럽기도 하구요. 저는 이럴 때마다 삶이란 것이 달콤할 수 만은 없다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고 눈물과 인고의 세월을 따라갈 때도 있지만 이것이 삶이니 받아들여서 극복해가면서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느끼곤 합니다.

그리고 운명의 장난 내지 악연 같은 것이 우리의 윤택한 삶에 생채기를 내더라도, 또는 한 사람이 실수를 하여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더라도 겨울의 상징인 눈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덮어주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서울 한 복판이 성냥갑같이 빼곡 가득찬 빌딩과 차와 사람들로 어지럽다 하더라도, 하룻밤 사이에 눈이 내리기만 하면 모든 것이 정화되는 순간! 눈의 포용력과 순결함에 감탄사가 나오고, 삶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느낍니다.

별 일 아닌, 단순한 계절의 날씨에 이리 생각하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자연의 모습과 날씨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숨은 보물 찾기 하듯 찾아내는 일은 참 즐겁고 재미있습니다.

서울지방병무청에서 행정서기보시보로 임명받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선배들 어깨너머로 업무를 배워가며 병무행정업무와 공무원 생활에 적응하느라 어리둥절한 사이에 2006년 올해는 다 지나가버리는 듯 합니다.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마음 속에 새겼던 ‘初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