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고대사, 특히 고구려 초기와 중기의 경우엔 고증자료의 부족과 유적지의 대부분이 우리지역이 아닌 중국에 위치한 관계로 고구려사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신라, 백제사에 비해 부족한 면이 많았다. 더욱이 ‘고구려는 중국것'이라는 동북공정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탐방은 우리 역사상 가장 강대했던 고구려 선인들의 혼과 기백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 이젠 남의 나라가 되어버린 가슴시린 아련함에 광개토태왕의 우렁찬 기백이 교차되면서 고구려 옛 선인들을 만나러 가는 우리의 가슴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벅차올랐다.

1일차 - 7월 31일(월)
국사교과서와 역사서적, TV 교양프로그램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접해왔던 고구려시대의 유적지 탐방을 위해 일행은 청주공항에 집결하였다. 당초 12시로 예정되었던 비행기는 중국 심양 현지의 기상악화로 4시간이 지연되어 출발, 현지 시각으로 5시쯤 도착하였다. 당초 계획되었던 심양시내의 고궁관람은 항공기 지연으로 취소되고 고구려의 첫 번째 수도인 환인(桓因)으로 곧장 이동하기로 하였다. 현지가이드로부터 6일간의 일정과 중국 현지의 개괄적 설명을 듣던 중 버스는 어느새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중국 내 5대 도시라는 가이드의 설명과는 달리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우리나라의 중소도시 정도밖에 되어 보이지 않았다.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들어선 아파트와 강변을 따라 조성된 공원에서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서울의 한강변을 연상케 했다. 5층 높이의 아파트는 재건축전의 주공아파트를 보는 듯 했고, 도로변의 상가들은 아주 오래된 서울 청계천변의 낡은 상가와 흡사했다. 도시 외곽을 빠져나오니 오랫동안 비어 있은 듯, 유리창이 깨진 집들과 잡초로 무성한 주유소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불켜진 집이나 음식점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 있고, 마을회관인 듯한 건물엔 들일을 마치고 돌아온 듯 보이는 남정네들이 단체로 목욕하는 모습들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