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및 경계의 마감
여기에 또 건물 못지 않게 조경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전문업체에 맡기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나 비용면에서도 만만치 않아 이 또한 직접 시공하는 방향으로 추진하였는 바 우선 큰틀의 구도를 잡고 지면의 높낮이를 조정한 후 식재할 수종과 수령을 선정하는 한편 조경수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직접 구입해야 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아무튼 주택의 앞마당에는 자그마한 동산을 만들어 그 한가운데에는 쭉 뻗어 오른 소나무를, 언덕에는 영산홍과 문주목 등 키 작은 나무들로 정원을 꾸미고, 경계에는 조경석을 쌓아 석간수를 심은 후 그 위에 나지막한 휀스로 둘레를 마감하여 가급적 시야의 답답함이 없도록 하였다.

이에 뜻하지 않게 병무청 퇴직 최상규 선배께서 반송과 능소화 등 20여 그루의 나무를 기증해 주어 조경의 어우러짐이 한층 돋보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먼발치에서 보아도 마을의 여느 집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여 때때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기도 한다.

전원주택, 막연하게만 생각하였는데 그 꿈이 실현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무려 3년도 넘게 걸렸다. 칸막이와 몰딩 등 내부인테리어의 모양에서부터 주방의 씽크대며 조명등 하나까지 저희 부부의 손길이 안 닿은 것이 없을 만큼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다보니 과정이 너무나 복잡하고 힘들어 때로는 괜히 시작했다며 후회하기를 여러차례, 그러면서도 끝까지 온 정성과 열정을 모두 쏟아야만 했던 것은 이 곳이 나와 동반가족의 주거지일 뿐만 아니라 여생을 보내야하는 우리의 생활공간이자 하루의 쉼터이기 때문에 더더욱 소홀히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요즈음엔 집 안팎의 마무리 단장에 여념이 없지만 또 계절이 바뀌면 내 일손은 더욱 바빠질 것 같다. 봄이면 뜰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정성들여 가꾸노라면 어느새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가 맺듯 전원의 삶을 통해 태양의 따스한 손길에도 감사하며 가느다란 별빛과 소소한 풀꽃 하나에서도 눈물겨운 감동과 환희를 느낄 수 있는 해맑은 영혼으로 내 생애의 보람과 행복을 얽어가는 이치도 하나·둘 터득해야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