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명씩 잠꾸러기 코알라랑 사진 한 장씩 찍은 후 조심히 캥거루를 만나러 갔다.
난 주머니안에 조그마한 새끼 캥거루를 품고 어른 캥거루가 우리를 맞아 주리라 생각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새끼 캥거루만이 우리를 맞아 주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캥거루는 유순한 동물이지만 돌발적인 행동을 자신에 대한 공격 신호로 알고 펀치(?)를 날리기 때문에 어른 캥거루의 경우 위험할 수 있어 자유로이 풀어 놓지 않는다고 한다. 또 에뮤라는 타조같이 생긴 새가 동그란 눈을 번뜻거리며 먹이를 달라고 우리를 쫓아 다녔는데 약간 징그럽기도 하고 무서워서 도망 다니다가 가이드의 지시대로 용기를 내어 손바닥을 펴서 모이를 줘 보았는데 손바닥을 콕콕 쪼아 먹는 것이 나름대로 귀여웠다.
호주의 동물원을 나오며 자연 그대로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동물들을 보면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호주인의 정신을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호주의 둘째 날이 밝아왔다. 호주의 날씨는 아침에는 구름이 많아서 비가 올 것 같이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화창하고 청명한 정말 파란 하늘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 비해 구름이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낮게 깔려 있고 저녁에는 별이 의외로 없는데 그 이유인 즉 호주가 남반부에 위치하여서 그렇다는 가이드의 아침 인사와 함께 우리 연수단은 포아나베이 해변을 배경으로 자연적인 퇴적작용으로 만들어진 모래사막으로 자동차 사막투어 체험을 하기 위해 버스로 이동했다. 우리가 탄 이 버스에는 의자에 양모가 깔려 있었는데 이는 양모가 숨을 쉬기 때문에 화재 시 유독 물질로 인한 질식사를 피하기 위해서란다.

4륜 구동차를 타고 울퉁불퉁한 사막을 달리면서 환호성을 지르며 모래 사막에 도착한 일행들은 30미터 정도 사막언덕을 널빤지 하나를 깔고 내려오는 기분을 만끽하며 즐거워했지만 내려가면 올라가야 하듯이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언덕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3번의 내려가고 올라감을 마친 우리 일행은 모두 미세한 모래가루를 입에 가득 담고도 즐거워하며 기념사진을 한 장 찍고 바로 앞 해변가로 향했는데 이 곳에서 발뒤꿈치로 모래를 조금씩 파헤치며 피피 조개를 잡는 체험은 그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인상적인 체험이었다.
바닷물에 발을 씻고 다음으로 달려간 곳은 와이너리 와인농장인데 이 곳에서 약간의 시음과 점심 식사를 맞춘 후 내 눈에 들어 온 포도밭의 문구 “농약 친 포도! 따지 마세요” 라는 문구는 가히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따먹으면 고육지책으로 세워 놓은 것일까? 먼 나라에서도 우리나라 사람의 저력(?)을 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약간의 부끄러움을 뒤로 한 채 도착한 곳은 포트스티븐슨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생 돌고래 관람(?)을 하는 것이었는데 돌고래가 나타나기만, 드넓은 바다를 1시간가량 막연히 기다렸으나 아쉽게도 돌고래가 잠시 소풍(?)을 다른 지역으로 갔는지 행방불명이 되어 모습을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