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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전방이든, 후방이든 쉬운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이겨내지 못할 만큼의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합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때 보람도 얻고 군생활에 재미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이른바 적극적 사고라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을 자원하는 사람이야말로 군생활을 가장 잘하는 사람입니다.
군대 동기 중에 엄창호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어려운 일, 궂은 일을 도맡아 앞장섰던 친구였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국군의 날 행사에 차출되면 몇 개월 동안 여름 땡볕에 고생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누구나 꺼릴 만한 제병지휘본부 차출을 자원했습니다. 국군의 날 행사에 참석해 사열하면서 그 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지만 언제나 남을 편안하게 해주는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남자들은 셋만 모여도 밤을 새워 군생활의 무용담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힘들었지만 자랑스러운 경험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겁니다.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군에서 어려움을 견디며 환경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야전삽 하나와 곡괭이 하나를 주고 벙커를 지어내라고 하면 전쟁 때 쳐놓았던 유자망을 철사 삼아 통나무를 엮어 귀틀집 같은 벙커를 지어냈습니다.
전역 후 제가 사법시험에 도전하고 또 어려움 속에서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군에서 단련된 ‘하면 된다'는 강한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집니다. 리더십을 키우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도 군에서 터득한 이러한 교훈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국군은 나라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자 대들보와 같은 존재입니다. 지난 국군의 날 행사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우리 군의 위용을 보면서 말할 수 없이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국가안보뿐 아니라 국민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 존재감은 더욱 커져 보입니다. 지난 태풍 피해 복구에도 우리 장병들의 활약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힘들지만 조국을 위한 여러분의 헌신은 무엇보다 값지고 영광된 일입니다. 우리 국민은 한없는 믿음과 애정을 갖고 우리 군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군생활에 무운을 기원합니다.
<국방일보 "추억의 내무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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