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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프로야구선수와 유명연예인의 병역면탈 사건이 또다시 사회에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제는 완전히 근절되었다고 믿었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참으로 당혹스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내는 기기묘묘한 방법들 앞에서 병역기피자들에 대한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고 부끄러울 뿐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일부에서 병무청의 연루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으나 병무직원의 개입 근거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병무직원은 단 한 명도 연루되지 않은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일부에서는 8년 동안이나 프로야구선수들이 똑같은 질병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는데, 어떻게 병무청이 모를 수 있느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연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라 생각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로야구선수들이 같은 질병으로 무더기로 면제판정을 받았는데도 이를 감지하지 못한 이유는, 병역처분 의무부과의 기초자료인 「병역처분 기본자료」에는 기본 인적사항과 학력, 연령, 자질, 주소 등만 기재토록 되어 있어 개인의 직업 등 자세한 인적사항을 파악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중에 학력, 연령, 자질은 병역처분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주소는 입영통지서 송달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병역의무부과에 꼭 필요한 사항만 관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재산사항과 직업, 부모에 대한 사항까지 소상히 기록했으나, 이는 병역의무부과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자료가 아니라는 지적과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소지가 있다고 하여 지난 95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로는 최소한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유명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사회지도층자제 등의 병역문제가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이 때문에 73년 이후 이들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한 <사회관심 특별관리제도>가 병무청 예규로 시행된 바 있으나, 앞서 말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관리대상자의 명단확보가 어렵고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소지가 있다고 하여 폐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로야구선수 대부분은 메이저선수로서 이름이 알려지기 전인 2군 선수시절 병역면탈을 시도했으며, 연예인의 경우엔 예명을 쓰기 때문에 관심을 피해갈 수가 있었던 것이다. 매년 30여 만 명에 이르는 병역의무자에게 징병검사를 시켜야 되는 현실에서 최소한의 자료확보 조차 없이 유명인이나 사회지도층자제를 일일이 골라내 이들을 추적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병무청에서는, 99년부터 제정·시행되고 있는 「공직자등의병역사항신고및공개에관한법률」이 상당한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 “병무혁신핵심과제”로 운동선수, 연예인, 고위공직자 및 부유층자제 등 사회관심자원의 병역사항을 중점관리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여왔으며, 이번 정기국회 상정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어쩌면 이번 사건은 예견된 결과일 지 모른다. “사생활 침해다 개인정보 유출이다” 하며 제동장치를 폐지해 놓고 완벽한 파수꾼의 역할만을 요구한다면 수영을 배우라 해놓고 물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이치이다.
이런 저런 말로 우리의 입장을 대변한들 구차스런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잘 안다. 이제 우리병무청이 할 일은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징병검사제도자체를 다시 점검하고 어떠한 기묘한 방법으로도 뚫리지 않을 완벽한 검사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 병무직원은 병역의무를 이행하려는 사람에게는 친절한 가이드가 되고, 병역을 피해가려는 사람에게는 파수꾼이 되어 불법과 부정을 무적의 창과 방패로 막아내고 축출해냄으로써 신성하고 숭고한 병역의무의 정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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