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유실물센터에 접수된 물건 중 주인이 찾아가는 비율은 30% 정도에 불과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경기가 어려운 요즘에도 초등학교 습득물 보관함에는 노트나 연필, 시계 등 새것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 차 있는데도 찾아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학생들의 이런 현상은 먹을 것 입을 것이 풍족해진 지난 80년대 이후 늘어난 현상이란다

하기야 휴대폰도 잃어버리면 애써 찾으려 하기보단 이참에 바꿔버리자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니 경기의 좋고 나쁨과는 상관없이 소비가 미덕인 시대임은 틀림없다.

병무청에서도 해마다 징병검사, 현역병입영, 병력동원훈련소집 등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의무자에게지급되는 소액의 여비를 의무자들이 찾아가지 않고 있어 해당 부서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의무자에게 여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여비지급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거론되고 있는 사항으로 올해에도 여비지급액을 보다 현실화시켜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찾아오는 장정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병무청 선병국 통계에 의하면 지난 해 의무자 여비 145억 여 원 중 미지급액은 6.4%인 9억 2천 여 만원, 이중에 1만원 이하의 여비를 수령해간 사람은 전체 여비수령자의 63.4%인 58만 명이며, 1000원 이하 지급대상자는 5만 4천 여 명이었다.

병역의무자들이 여비를 찾아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금액이 소액인데다 현금으로 직접 지급하지 않고 우편대체계좌로 지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내에 거주하는 현역입영자 여비는 1000원, 이 돈을 받기 위해 인근 우체국까지 찾아가느니 차라리 포기하고 말겠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징병검사장에서 현금을 직접 지급해주던 때도 있었으나, 현금을 직접 취급하는 것은 또 다른 비리 발생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93 년부터 우편증서로 대체 지급하게 되었다.

병무청에서는 여비지급율을 높이기 위해 입영통지서 이면에 <여비지급 반납> 안내 문구와 <여비수령 위임장> 서식을 미리 인쇄하여 별도의 안내문과 하께 송부하거나, 일정기간 이내 (현역입영 : 입영일 30일이전부터 입영일까지, 공익요원·동원훈련 :입영일 30일전부터 교육(훈련)소집 퇴소후 10일까지) 찾아야 하던 여비수령기간을 당해 년도 내에는 언제든지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최대한의 편의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여비지급액을 현실화시키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긴 하나 여비단가를 단시일 내에 대폭 인상하는 것은 정부예산 운용상 어려움이 있다.

지난 9월 21일 여비지급방안을 개선하기 위한 워크샵이 정부대전청사에서 개최되어 지방청 실무자들이 여러 가지 묘안을 내놨는데, 그 중 하나가 직불카드를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징병검사를 받을 병역의무를 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여비를 아예 직불카드를 발급하여 지급하자는 것이다. 즉, 직불카드 하나로 입영 시에는 입영여비를, 군복무시에는 사병보수를 지급하고, 또 전역한 후 예비군 훈련을 받을 때는 훈련소집여비를 주는 방안이다.

일견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묘책이긴 하나,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예산과 시간이 든다는 점에서 단시간 내에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듯 싶다.

매해 국가에서 여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자수는 123만여 명, 1인당 천 원 씩만 인상해도 12억 여 원이라는 국가예산이 증액된다.

이 상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의무자들이 “작은 액수일망정 이 돈을 찾는 것 또한 의무이행의 연장”이라는 생각으로 찾아가 주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일 듯 싶다.

개인에게는 작은 액수일망정 이 돈은 국민의 귀한 세금으로 지급되는 것으로 병역의무자에게 보내는 감사의 의미가 담겨있기에 이 돈은 액수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