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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젖고 흙탕물이 틔어 옷이 더러워지는 것은 아랑곳없이 청장님은 오시자마자 버스운전 기사분들께 악천후이니만큼 조금 늦어도 좋으니 서행운전을 해달라고, 무엇보다 안전을 우선시해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 날씨 영향으로 늦게 오는 예비군들을 기다리고 헌병차량마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버스는 7시를 조금 지나 경찰차량과 53사단 헌병차의 호송을 받으며 양산 어곡훈련장으로 출발했다.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빗물 때문에 차창 밖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번쩍번쩍하는 불빛, 사이렌소리에 일렬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10대의 버스대열에 다른 차들은 궁금해 하기도 하고 감히 끼어들지 못하는 풍경이라 괜히 으쓱한 느낌이 든다. 또한 청장님이 승탑하고 계시다는 사실에 초등학교시절 ‘누가 누가 잘하나'같은 학예회에 아버지가 오신 것 같이 든든하면서도 잘돼야 할 텐데 하는 작은 불안, 그래도 잘 될거야 잘 해야지 하는 속다짐에 괜히 주먹을 쥐었다 편다.
와이퍼가 닦아도 닦아도 흐려지는 시야에 양산이라는 이정표가 들어오더니 8시를 조금 넘어 어곡훈련장에 무사히 도착, 비가 오는 관계로 인도인접은 강당에서 하게 됐다. 입영여부를 확인하고 중대별로 다시 확인을 하고 ... 많은 사람들의 물기어린 몸에서는 체온만큼 데워진 김이 서린다. 입영절차를 마치고 민간인에서 며칠간이지만 군인의 신분으로 되돌아간 동원예비군들은 절도있는 발걸음으로 내무반으로 향했다. 태풍의 영향으로 무더기 미 입영사태를 우려했으나 어렵사리 집행을 끝내고 결과를 보니 사고자수는 평소와 비슷해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 청장님은 인도인접과정을 끝까지 지켜보시며 계시다가 부대관계자들과 환담 후, 수고 많았다는 격려를 하시곤 다시 남은 일정을 위해 청으로 돌아가셨다. 집행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부대 내에서 1500원짜리 - 멸치다시에 튀김부스러기, 단무지 3개씩을 얹은 - 소박한 우동을 먹었다. 새벽 5시부터, 비바람 속을 정신없이 움직여 노곤하고 허기진 터라 뜨끈뜨끈한 국물을 들이켜니 몸이 풀리는 것 같다. 사고 없이 집행을 마쳤다는 만족감은 마음을 채우고, 비에 젖었다 말랐다가 되풀이되면서 떨리던 몸에 우동 한 그릇은 더할 수 없는 행복 그 자체다.
날씨가 가장 큰 장애였지만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을 622경자동차대대의 집행을 마치고 나니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친다. 잘하고자 애썼던 노력들은 이제 흐뭇함으로 그리고 최선을 다한 후의 보람으로 남아 입가에 작은 미소를 만들고 더불어 누구 하나만이 아니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분들께 새삼 고마움을 전하게 된다.
Special thanks to... 궂은 날씨에도 동원수송의 안전을 위해 관심을 아끼지 않으신 청장님과 과장님이하 집행관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동원훈련참가를 위해 생업을 잠시 접어두고 기꺼이 입영한 예비군 여러분들! 조국은 당신께 뜨거운 감사를 드립니다.!! 비 내리는 오늘 밝은 내일을 위해 흘린 땀은, 세상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요 아름다운 노력으로 기억될 것이며, 지구상에 남아있는 단 하나의 분단국가라는 현실 속에서 전시를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동원훈련의 중요성은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병력동원태세완벽'을 위해 오늘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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