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사를 하면서 구별되는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면 첫번째는 장애 증명서를 첨부하고 보청기까지 하고 있는 상태의 의무자는 일반적인 판단으로는 당연히 청력소실이 심한 것으로 생각된다. 의무자가 지참한 검사결과 역시 보통 장애 진단은 ABR(뇌간유발청력검사)를 하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지만 일반적인 청력검사(PTA)에서는 거의 농아에 가까운 결과를 보이는데 반해, 내가 검사한 ABR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내 검사결과가 잘못된 것이 아니고 ABR이 더 객관적인 검사이므로 장애 진단이 잘못된 것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잘못된 장애우 증명도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경우인 것이다.

두번째는 한 쪽 귀가 전혀 안 들린다고 하여 지방청에서 의뢰된 경우이다. 사람이 소리를 들을 때는 여러 가지 소리의 전달경로를 거치는데 그 경로중의 한 가지는 정상적으로 잘 들리는 쪽의 귀가 반대편의 안 들리는 귀를 보상하므로 일반적인 상태에서 대화할 때는 양쪽 귀의 청력의 차이가 40dB이상 차이가 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의무자가 잘 들리는 쪽의 귀를 차폐하지도 않았는데 차이가 50dB 이상이 나도 계속 안 들린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이제는 긴장하지 않게 되었다. 이 의무자는 당연히 거짓이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조금 안타까운 것이기는 한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듣는 소리와 단어, 즉 그냥 들리는 소리와 뜻이 있는 소리의 구별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화는 전혀 되지 않고 사오정 소리를 하고 정말 난청이 심한 것 같으나 검사에서는 거의 정상에 가깝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일반적인 ‘찰칵'하는 소리는 들리는지 안 들리는지 잘 구별하지만, 단어로 들려주었을 땐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경우이다.
교육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해부학적인 지식과 색다른 단어 (용어)의 암기와 이해가 필요했고 귀에 관련된 많은 검사들의 실습의 부담도 잠시, 그보다 배가되는 기쁨과 확신의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청력 장애 수검자들의 병의 원인 가능성이 너무나 다양하고,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므로 그것을 검사한 후 식별해 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청각사가 되어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고 수검자들에게 안도감을 주고 스스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 한다.
나는 병무청 새내기이다. 그렇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수검자의 편에서 수검자로부터 공정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추출하여 수검자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병무청에 입사시 가진 초심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병무청 가족의 일원으로서 병무행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생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늘 넓고 길게 바라보면서 생각을 높여가는 사람, 실패할 때도 있지만, 실패의 이유를 알기 때문에 새로운 희망을 품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