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볼일이 있어 자동차로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잠시 쉬어 가기 위해 한 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가까이 가서 보니 서당 훈장같이 생긴 사람이 방문객들에게 가훈(家訓)을 붓글씨로 써주고 있었다. 달필이라서그런지 후텁지근한 날씨임에도 그 사람 앞에는 가훈을 써가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훈이란 가정의 윤리적 지침으로 가족들이 지켜야 할 도덕적인 덕목을 간략하게 표현한 것이다. 가훈은 자녀들에게 수신제가(修身齊家)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그래서 이름 있는 가문에는 가훈이 있었다고 하며 오늘날에도 제대로 된 가정에는 가훈이 있다.

가정에 가훈이 있어야 하는 것과 같이 조직에는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이 있어야 한다. 미션은 조직의 근본적인 역할과 임무로 조직의 존재이유가 된다. 따라서 조직에는 미션이 있어야 하며 미션이 없는 조직은 존재가치가 없다. 민간조직과 달리 정부기관의 미션은 정부조직법에 규정되어 있다. 정부조직법은 병무청이 징집·소집 등 병무행정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전은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이자 구성원이 함께 행동하는 이유 또는 조직이 추구하는 장기적인 목표와 미래상이다. 따라서 비전은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힘이 있으며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가훈이 있는 가문이 이름 있는 가문이듯이 좋은 비전을 가지고 있는 조직은 구성원들의 사기가 높고 성과를 잘 낸다. 그동안 우리 병무청은「국민과 함께하는 건강한 병역문화 정착」과「국민감동 Tri-P2010」라는 좋은 비전을 가지고 고객, 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자원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정부업무 평가 우수기관 선정, 제1회 옴브즈만 대상 수상, 공공기관 인적자원 개발 우수기관 인증, 고객만족경영 국제표준 인증, 대한민국을 이끄는 경영리더 대상 수상 등이 그것이다.

비전은 미래상이기 때문에 그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실천은 조직 구성원들이 그 조직의 비전을 이해하고 공유할 때에만 가능하다. 그런데 현재의 비전「국민감동 Tri-P 2010」은 내용의 압축과 영문 표기로 인하여 일반 국민은 물론 직원들조차 이해하기가 쉽지 않고 그 종료 시기 또한 임박하여 지난 3월부터 비전 재정립 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작년에 공모를 통하여「더 맑은 병역, 더 밝은 나라」라는 멋진 슬로건을 만들어 낸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보다 쉽고 친숙한 용어로 된 좋은 비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3월 23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4주간 비전을 공모하였다.

비전 공모에는 본청과 소속기관 직원 986명이 응모하여 1,252건의 작품이 접수되었다. 내부평가단에 의한 1차 심사와 직원 워크숍을 통한 2차 심사 그리고 내부 직원 및 외부위원 선호도 조사를 거쳐 5월에 최종 후보작 10건을 선정하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우리청의 새로운 비전이라 할 만한 최우수작이 없어 우수상과 장려상 각 2건을 선정하여 시상하였다. 그리고 비전 제정은 외부 전문 컨설팅 업체에 연구용역을 위탁하기로 하고 지난 7월 2일 조달청에 입찰을 의뢰하여 현재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새로운 비전이 도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