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사랑해?”
이 말이 내 와이프의 18번이다. 노래가 아니라 입에 벤 말이다. 14년전 단풍이 물드는 계절에 직장 근처 다방에서 와이프를 처음 만났다. 다방 창밖으로 아이보리색 정장을 하고 지나가는 한 숙녀가 오늘 만날 파트너임을 직감했다. ‘저 사람과 잘됐으면….’ 첫 느낌이 좋았고 약 8개월의 교제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상담소를 통하여 수십 차례 맞선을 봤지만 십중팔구는 1회 만남으로 끝이였고 어떤 이는 맞선자리에서 신체적 결함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달아난 적도 있었다. 그때 ‘내가 왜 이 자리에 나와서 수모를 겪는가, 그만 혼자 살자’ 등 혼자 가슴앓이를 무척이나 많이 했다. 장애에 대한 비애와 세상과 만남에 한계를 느끼며 맘속으로 굳게 다짐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와이프에게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전국 각지의 많은 여성들과 만남을 통해서 나의 처지(극복하기 힘든 약점을 갖음)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신이 한 인간을 겸손하게 하기위해 그런 고통(?)을 준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결혼을 하겠다고 다짐한 3년차에 만난 이가 지금의 와이프다. 나와 반대되는 성격이라서 마음에 들었다. 배필을 찾아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지만 배필은 같은 도시에 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짝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 상대방이 마음에 들면 큰 허물이라도 절대 입에 담지 말며, 작은 장점이라도 크게 칭찬하라. 둘째, 눈높이를 낮추어 현실과 타협하라. 그러면 좋은 결실이 있으리라.
아직 미혼인 청춘 남녀 여러분!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는데 일단 해보세요. 후회를 하고 안하고는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얼마 전부터 결혼사진을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했다. 이유인즉, 초심을 잃지 않고 화목한 결혼 생활을 하기위해서다. 약 10년간 도전과 수양을 통해 얻은 와이프를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한다. 와이프를 기쁘게 함이 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다툼이 있을 땐 항상 초심을 생각한다.
오늘도 집에 가면 와이프는 “자기야 사랑해?” 라고 노래를 부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