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마지막 주 어느 날.
갑자기 7월 2일 운영지원과로부터 전청 단합대회를 한다는 긴급통보를 받았다.
‘각 과 장기자랑을 해야하고….’
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다른 과도 마찬가지겠지만 후배 순으로 희망자를 받고자 하였으나 역시 우리 정보관리과 후배님들은 다들 너무나도 얌전하여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하지도 않았던 우리과 비타민 같은 선배... 천일권 선배님이 주축으로 F4(천일권, 서봉국, 강민형, 김재연)를 결성하자고 제안을 하였다.
노래와 춤으로 장기자랑을 준비하기로 하고, 급하게 인터넷을 뒤져 얼마 전에 모 프로그램에서 방영했던 ‘무조건’ 이란 노래와 춤으로 단합대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F4 모두 각기 동영상을 다운받아 틈틈히 춤 순서와 방법을 익혔다. 젊은 F4는 노래방으로 실전 연습을 떠났다. (탁경아 계장님의 현금지원을 받으면서….)

F4만으로는 춤은 되지만 노래가 소화되지 않아 가수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가수는~~ 병무청 17년차(반올림해서) 소심한 A형, 게다가 너무 소심해서 소문자 스몰 a형인 나와 우리과 이쁜 영숙님 둘이 나서기로 했다. 게다가 춤의 보강 및 단합의 차원에서 공익근무 시작한지 일주일 밖에 안되는 탁명환 요원을 추가 투입하였다. F4에서 독수리 5형제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그러나 그날 저녁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우리과 말고도 3개 과에서 ‘무조건’ 이란 노래에 춤을 춘다고 신청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눈앞이 깜깜해 졌다.
다른 노래에 지금까지 연습한 안무를 넣어보았지만 맛(?)이 살지 않았다.
연습을 접고 또 다시 긴급회의를 하였지만 결론을 못 내리고 다행인지 그 날 오전에 단합대회 순서를 뽑는데서 운이 좋게 3번째로 선정되어 그 많은‘무조건’팀에서 젤 먼저 무대에 오르는 장점을 살려 죽어도 ‘무조건’을 한다고 통보했다. (그래서였는지 다른 팀에서 다 포기했다. ‘무조건’…. 휴~다행 ^^)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에구! 첫 번째부터 실수(간주 중에 먼저 시작해 버렸다. 이런 급한 성격!). 한 4~5분만에 끝난 무대였지만 전 직원 앞에 무대 위에 올라서 노래와 춤을 췄던 우리과 독수리 5형제와 가수들은 혼신(?)을 다해 내면에 숨어있는 끼와 열정을 뿜어내며 당당히 우수상을 차지하였다.

부끄러움과 창피함을 잠시 비밀금고에 넣어둔 4~5분이 병무청 근무 17년차, 낼모레면 40대에 접어들 소심한 A형. 게다가 너무 소심해서 소문자 스몰 a형인 나에게 이런 대단한 추억을 남겨주었다. 동영상과 함께…. ㅋㅋㅋ

창피하지만 나름 뿌듯해 하면서 12살인 딸아이에게 동영상을 보여줬다.
딸아이가 내게 해준 딱 한마디.
“애 썼 네”
“…….”

정말 애썼던 3일간, 잊지 못할 3일간.
3일간의 추억이 내 병무청 근무 경력에 때로는 창피함으로 때로는 웃음으로 때로는 비타민과 같은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