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20일 청 창설 39주년의 뜻 깊은 날을 맞았습니다.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안보의 한 축으로써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해 온 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더불어 오늘의 병무청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선배님들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병역입니다. 따라서 병역은 누구나 이행해야 할 신성한 의무이자,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국민의 소중한 권리입니다. 의무를 부과함에 있어서는 한 점의 의혹도 없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며, 국민들이 병역이행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세월 이러한 책임에서 일탈하여 부정과 부패의 유혹에 빠졌던 부끄러운 역사가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질타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조직이 존폐의 위기에 직면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한번 신의를 상실하면 그것을 회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뼈저린 반성과 성찰이 없다면 지난 과오가 또다시 되풀이될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서애 유성룡은 후일에 있을 더 큰 우환을 경계하고자「징비록」을 집필하였습니다. 징비란 지나간 날들을 경계하고 뒷근심이 있을까 삼간다는 뜻으로 부정과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할 것입니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의 반복은 비단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기업과 가정, 개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날선 긴장감으로 내일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청장은 여러분과 함께 병무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다음 몇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기본임무를 태만히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본기를 갖추지 않은 선수에게 기록의 갱신을 기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병무청은 군에서 필요로 하는 정예병역자원의 적기 충원과 유사시를 대비한 완벽하고 신속한 병력동원태세확립이 주요임무입니다. 특히 현역병의 적기 적정·충원은 군의 전투력 유지에 매우 중요한 임무입니다. 병역자원이 부족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에는 전 직원이 관심을 갖고 추진한 결과 높은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입영 비선호시기로 충원에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징집, 모집, 유급지원병 등 분야별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병력충원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 직원들의 관심과 노력을 당부합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을지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전쟁에 대비한 병력동원태세를 점검하고 극한 상황을 가정한 최적의 극복방안도 함께 고민해보았습니다.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유사시를 대비한 평상시 병력동원훈련은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병역이행형태를 결정짓는 병역처분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병역에 대한 국민의 감정은 매우 민감합니다. 특히 사회관심층에 있는 체육인, 연예인, 부유층 자녀 등에 대하여 이해할 수 없는 처분이 이루어질 경우, 이는 곧바로 병무청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역 처분시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 한 점 의혹도 없도록 해야겠습니다.
이외에도 감사 등을 통하여 확인해보면 규정미숙지로 인한 업무의 착오처리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는 민원인의 불편과 불만을 넘어 자칫 병무행정의 공신력까지 실추시킬 수 있습니다. 자기업무분야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성과 책임의식을 가져주시길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