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해도 보기만 해도 그 푸르름이 하늘과 같은 그런 날들이다. 요즘은 이 푸르름과 견주어 하나도 손색이 없는 우리 젊은이들의 청록색 기운에 하루하루가 더욱 더 소중하다.

경기북부병무지청 징병검사장에서 병역판정에 따른 신체등위판정심의위원(병역판정옴브즈만)으로 참여해 달라는 의뢰에 잠시 망설임도 있었지만, 워낙 새로운 일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기대감에 충만하여 들뜬 마음으로 도착하였다. 그러나 징병검사와 관련한 업무를 청취후 관련 책자를 받아보니 덜컥 겁이 났다.
너무나 생소한 단어들, 그리고 진지한 우리의 푸른 젊은이들 모습에 내가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왔나?

첫날은 그야말로 좌불안석 이었다.
사회적 진화의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 즉, 인간과 유인원에게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행동 양식인 웃음만을 가지고 하루를 버텼다. 다행이었을까, 큰 문제없이 하루를 보내고 그 날로 집에 돌아가 열심히 징병검사 관련 책자를 읽고 여태껏 접해보지 못한 분야에 대하여 열심히 공부(?)를 했다.
병역의무의 첫 걸음인 징병검사를 받고자 병무청을 방문한 눈부시고 푸른 우리의 젊은이들과 눈을 맞추며 얘기가 하고 싶어서, 처음이라 궁금한 것도 많고 긴장하는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말이다.
계절이 바뀐 이제는 조금 익숙해 졌는지 그들이 하는 얘기도 귀에 잘 들어온다.

처음 안 사실이지만 현역에도 급수가 있다.
징병검사를 마친 친구들 끼리 1급, 2급 나누어 우열을 다툴 때면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것을 두고 든든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일들도 많이 있다.
나라사랑카드, 나라사랑 포탈사이트, 병역판정옴브즈만 제도,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병무청에서도 끊임없는 친절교육으로 징병검사 과정에 대한 병역의무자들의 불평, 불만이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성의껏 답변해 주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옆에서 듣는 나로서도 무척 만족스럽다.
그럼에도 간혹 부모님들이 징병검사 결과에 대하여 부당하다며 토로하는 사항을 대할 때면 정말로 어떻게 이 난제를 풀어야 하나 한없이 고민스러울 때도있다.
어째든 이런 저런 일들을 다 모아놓고 보아도 내 인생에서는 또 하나의 인연이다. 그것도 아주 고마운 인연이다.

끝으로, 이 나라를 사랑하는 모든 젊은이들이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갖고 살아가기를 가슴으로 빌어본다. 또한 내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준 경기북부병무지청 직원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