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병무청 7년차
나의 고객은 예비군 1년~6년차.
나는 동원훈련이 있는 날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날 나의 고객 대부분은 즐겁지 않다. 오라니 오는 사람, 안가도 될 핑계를 이리저리 만들다가 끝내는 포기하고 온 사람, 와서도 뭔가 불만인 듯 짝다리를 짚고 서있는 사람 등….
그래도 일부 회사 안 가서 좋은 사람, 옛날 생각하며 추억을 되살리며 멋지게 들어서는 쿨가이~도 있다.
어떤 마음으로 오던 이 훈련장에 와 준 사람들은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2년 이상 현역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전역하여 요즘 같이 경제난이 극심한 이때 그래도 생업을 뒤로 한 채 한 번 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대한민국 남자로서 모여 줬기 때문이다.

나는 인도인접 때면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여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자 모인 남자들을 인솔한다는 것이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 이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시작했다. 동원훈련 입영 환영 행사!
행사는 해군을 시작으로 진해시 자원봉사단과 협조하여 어머니들과 함께 아들을 배웅하는 부모님의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하였다. 어떤 예비군은 어머니가 권하시길래 차가운 커피를 다섯 잔이나 마셨다면서 웃음 지으며 입영했다. 일단 한자리에 모여 음료를 마시다 보니 병무상담코너를 마련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입영관련 상담이 이루어졌고, 특히 예비군들이 헷갈려하는 일반예비군 훈련과의 차이 등을 설명해 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이렇게 삼삼오오 모인 예비군들 중에는 훈련부대 담당자와 함께 지내다 전역한 경우, 오랜만에 현역시절 동료를 만나 반가워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평소에도 웃음이 많은 나지만 남자들의 이런 모습에 괜히 남자의 ‘우정?’, ‘ 의리?’ 이런 것들이 생각나 살며시 혼자 웃곤 한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우리도 당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공감한다는 것을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이유로 ‘전우를 찾아라!?’ 라는 자그만 이벤트를 실시했다.
현역시절 함께 근무한 전우 3명 이상이 모여 조금은 쑥스럽지만, 손을 꼭 잡고 함박 웃음을 지으면 내가 찾아가서 작은 선물을 전달하는 이벤트이다. 처음엔 쑥쓰러워 했지만, 한팀 두팀 자연스럽게 진행되다 보니 즐거워하며 행사에 참여하였다. 이벤트 참가자에게는「좋은 생각」등 책을 선물했는데,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쉬우며, 2박 3일간 예비군들이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선택하였다. 결과는 대만족!! 예비군들에게 “경남지방병무청 Good!!” 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가족을 대하는 정성으로 시작한 동원훈련 입영 환영행사는 예비군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함께 웃고 함께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당신께 온정성신의 마음으로 대할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되새기며, 나의 고객 예비군을 향한 또 다른 작은 시작은 무엇일까 고민하며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장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