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국방일보 8.22자 박서연 상병의 “황당했던 입영통지”를 읽고
병무청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뜻을 담아 쓴 편지임

박서연 상병님!
불철주야 국토방위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태풍 ‘매미’로 인해 많은 국민의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수재민들의 고통과 불편함이 처참할 정도여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러한 국가적인 불행이 발생할 때마다 군이 맨 먼저 나서서 수해복구작업과 인명구조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면 국군장병들이 그렇게 미더울 수가 없으며 그 노고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함을 전합니다.

몇 해 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전방부대의 내무실 막사가 흙더미에 묻혀 많은 병사가 희생된 악몽 같은 보도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이번 태풍에는 전방에서 이렇다 할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상병님!
제 소개부터 한다는 것이 태풍 피해 수재민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앞선 탓에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병무청 공보실에 근무하고 있는 임일규라고 합니다. 국방일보 목요일자 7면의 ‘병무상담’ 코너를 통해 매주 한 차례 국군장병들과 만나고 있으며, 최근에는 병사들의 사고예방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8월27일자 4면에 ‘내무반의 선비제도’라는 글을 기고했는데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편지를 띄우게 된 계기는 8월22일자 5면에 실린 ‘황당했던 입영통지’라는 박상병님의 글을 읽고, 저 또한 너무 황당하고 미안해 병무청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박상병님과 가족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박상병님의 갑작스러운 입영이 최근의 일이라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즉 병무청의 행정착오인지, 아니면 박상병님의 오해인지를 확인해 답변드리는 것이 순리이고 공적 자세이겠으나 17개월이 경과한 터이고 보다 크게 생각할 때 특히 현재 군복무 중인 점을 고려해 사과와 함께 위문편지를 보내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입영통지서는 학교생활 등 주변정리를 할 수 있도록 입영일 30일 전까지 송달하고 있으나 어떤 원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갑작스럽게 입영하게 된다면 누구든지 당황스러울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록 17개월 전의 일이지만 얼마나 황당하고 분통이 터졌겠습니까. 특히 부모님의 심정은 더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부모님은 서둘러 치른 입영전야 만찬 때 목이 메어 음식도 제대로 못드셨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이를 생각하면 더더욱 미안하고 죄송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병무청은 그동안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각종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고 국민과 함께, 국군과 함께하는 병무행정을 펼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청장님께서는 과거 복무부대인 백두산부대 수색중대를 방문해 ‘병사와의 대화’ 시간을 갖는 등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병무청이 되고자 여러 모로 애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박상병님이 겪었던 작은 불편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병무행정에 반영하고자 더욱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십시오.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동생께도 늦으나마 사과의 말을 전합니다. 특히 특별히 할 말이 없더라도 자주 전화하라는 사랑하는 어머니께 저희 병무청의 ‘특별’한 안부인사를 전한다면 17개월전 어머니의 ‘펑펑울음’이 ‘함박웃음’이 되지 않을까요.
끝으로 박상병님을 비롯한 일선의 많은 장병이 전역하는 그날까지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이 건강하게 복무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잘못된 점 시인 아름다워
9월25일자 9면 ‘독자마당’에 실린 임일규 병무청 공보팀장의 글은 8월22일자 5면에 실린 박서연 상병의 ‘황당했던 입영통지’에 대한 사과의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한층 더 성숙한 병무행정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공군8전투비행단 상병 최원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