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같이 했던 친구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아직까지 음악을 계속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 나처럼 이젠 음악을 접고 직장에 다니거나, 장사를 하는 친구도 있다. 음악을 계속 하는 친구든, 음악을 접은 친구든 간에 음악에 대한 열정만은 지금도 여전하다. 술자리만 만들어지면 음악이 세상의 전부이고, 인생의 가장 큰 낙(樂)으로 알고 지냈던 그 때 그 시절 얘기로 날을 꼬박 새기 일쑤였다. 그래서일까? 나 역시 음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11월 쯤, 총무과에 근무하는 신상준씨가 어떻게 알았는지 내게 와서 기타를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장난으로만 생각했는데, 만날 때마다 말을 꺼내는 것이 장난이 아닌 듯 싶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기타를 가르치기로 마음먹게 되었고,이것이 우리 M.M.A The Sky Line이 결성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전북청에 그룹사운드 M.M.A The Sky Line은 결성됐지만, 현실적 어려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연습장소도 없었으며, 악기나 앰프 그밖에 음악연주에 필요한 것들이 갖추어 진 게 하나도 없었다. 고작 내가 집에서 취미 삼아 가지고 연주하던 일렉기타 2개, 통기타 1개가 전부였다.
막막했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 하지 않았던가?” 의외로 일사천리로 일은 진행되었다. 연습장소는 청장님 이하 여러 직원들의 도움으로 청 내 지하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악기나 기타 주변기기들은 우리 팀의 맏형인 박성열씨와 내가 사재를 털어 준비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여기서부터가 가장 큰 문제였다. 나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그룹사운드 활동은 고사하고, 악기 하나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전무했다.
하여 우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각자가 맡은 악기에 대한 개인교습을 받도록 주문했다. 키보드를 담당하게된 박성열씨는 시내 학원에 등록해 밤낮으로 연습을 했고, 드럼을 담당한 구효진씨 또한 대학 드러머로 활동했던 공익요원의 개인 레슨을 받았으며, 기타를 담당한 신상준씨와 공익요원인 김호수군은 나와 함께 새벽부터 밤중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공휴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우리는 6개월을 그렇게 연습에 매달렸다.

그리고 지난 9월 26일, 드디어 첫 공연을 갖게 되었다. 청장님과 여러 직원들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우리는 그동안 연습한 것을 하나 둘씩 풀어내기 시작했다. 공연이 끝나고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그래도 마음은 뿌듯했다.

사실, 악기를 조금이라도 다루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백지상태에서 6개월 만에 공연까지 치루어 낸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우리팀원들의 열정과 끈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직장생활을 하며, 동호회 활동까지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동호회라면 동호회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아닐까.

올 연말, M.M.A The Sky Line의 데뷔 공연을 갖게 된다. 그리고 내년쯤에는 어려운 이웃이나 장애우들을 위한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우리 병무청과 병무행정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도 갖고 싶고, 기회가 주워 진다면 각 지방청을 돌며 순회 공연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