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실라와 은아리영의 성은 정말 있는 것일까?
한때 인기를 누린 모 방송국의 드라마 ‘인어 아가씨’를 보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성이 금씨와 은씨이다.
정말 이런 성이 있을까? 답은 ‘예’.
하지만 이들이 며느리와 시어머니로 만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琴 이라고 쓰는 금씨는 현재 23,489명이고, 殷 이라고 쓰는 은씨는 15,657명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가씨가 맞느냐?”라고 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그런데 가씨가 정말로 있을까? 있다. 한자로 賈라고 쓰는 가씨는 9,090명이 있다. 가씨가 있다면 가나다순으로 가장 뒤에 오는 성씨는 무엇일까? 흥(興)씨가 답이다. 흥씨는 현재 462명이 있다. 우리나라의 성은 이렇게 가씨에서 흥씨까지 모두 286개가 된다. 이는 중국의 2,600개, 그리고 10만 개나 되는 일본에 비하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이름도 성도 모른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표현은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그것을 알려면 먼저 성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 지를 알아야 한다. 주변 친구들을 보더라도 이름은 순 우리말인 경우에도 성은 꼭 한자인 걸 알 수 있다. 이렇게 모든 성이 한자로 되어 있는 걸 보면, 중국의 한자 문화가 들어온 이후 성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성에 대한 기록은 삼국시대의 것이다.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나라를 세워 ‘고구려’라 하면서 자신의 성을 고씨(高氏)라 하였고, 백제를 세운 온조(溫祚)도 부여 출신이라 하여 자신의 성을 부여씨(扶餘氏)라 하였다. 신라의 박(朴)혁거세는 박처럼 생긴 알에서 나왔다 하여 박의 음을 따 성을 만들었고, 김알지는 금궤에서 나왔다고 하여 성을 김(金)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역사 문서를 보면 삼국시대 초기부터 성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고구려는 장수왕 때(재위 413~491)부터 고씨(高氏) 성을 썼고, 백제는 근초고왕 때(재위 346~375)부터 여씨(餘氏)라 하였다가 무왕 때(재위 600~641)부터 부여씨(扶餘氏)라 하였고, 신라는 진흥왕(재위 540~576)때부터 김(金)이라는 성을 사용하였다.
삼국시대에는 대부분 왕족이나 귀족만 성을 가지고 있었고, 고려 때는 평민들까지, 그리고 조선 후기에야 천민들도 성을 가지게 되면서 모든 사람이 성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니 전혀 모르는 사람을 말할 때 ‘이름도 성도 모른다’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조선 후기에나 가능했던 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