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쨋날은 역사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잘 다듬어진 역사관에는 역대 지휘관님의 사진과 훈장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통령 1명, 장관 5명, 대장8명을 배출하였고 12대 사단장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재직당시 “상승칠성”이라는 휘호를 직접 쓰셨다고 한다.
또 비무장지대에서 지뢰의 안전핀을 제거하던 중 수류탄이 터지자 자신의 몸을 희생하고 부하를 살린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주신 칠성의 영웅들.... 그 역사관은 칠성부대의 피와 눈물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었다.

3연대를 방문하여 특공무술 시범, 대공포, 탱크, 기억에 남는 화학전 탐사기, 또 각종 전쟁용품들 그 위에 있던 건빵은 시중의 건빵과는 달리 더 고소하고 맛이 있었다. 내무반을 둘러보니 사병들의 각자의 자리마다 가족사진, 친구 등 고향과 현실에 두고온 많은 그리움이 가득했다.

케이2 총으로 사격도 했는데 유원지에서 하던 공기총과는 사뭇 그 분위기부터 달랐다. 모두의 안전을 걱정하는 부대원의 세심한 배려덕분으로 무사히 사격도 하였고 그 총알이 나갈 때 상대편이 적군이라면 그 느낌이 어떠했을지 잠시 상상하기도 했다. 점심메뉴는 짠밥(?)으로 구내식당에서 병사와 같이 먹었다. 제일 맛있는 반찬은 역시 고추장이었지만....

일박이일의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여자로서 부대 내의 생활과 전선의 일면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인상깊었던 시간이었다. 더욱이 청사내에서 서로 잘 만나지지도 않았던 우리네 선후배끼리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의 공유도 유익했고, 철저한 준비로 모두가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한 행사기획팀에게도 감사한 마음뿐이다.

바람이 더 쌀쌀해졌다.
그네들이 있는 화천 그곳 전방에서도 이 바람이 살을 에이듯, 마음을 얼리며 지나갔겠지. 무의식으로 살아가던 일상이 새삼 고맙기만 하고 감사하다.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그들의 수고로움으로...
한라와 백두까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왕래 하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원하며 나의 병영체험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이다. 아주 오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