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53년 동안이나 헤어져 있던 형과 아우를 만나게 해 준 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생사도 모른 채 영원한 이별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두 형제를 다시 만나게 해 준 것은 한 장의 빛 바랜 사진이었다.

6·25전쟁 전사자인 형의 유해와 함께 발견된 사진덕분에 형은 죽어서나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때로 한 장의 사진은 수 십장의 문서보다 더 유용하게 쓰이며 많은 얘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요즘 병무청 징병검사장에서는 장정들의 징병검사장면을 앨범에 담아 보내주는 이색서비스를 제공,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은 거쳐야하는 징병검사장. 그러나 낯선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밝은 표정보다는 경직되고 무거워지기 쉬운 곳이 징병검사장이기도하다.

때문에 징병검사종사원들에게 부드러운 표정과 친절한 안내는 기본, 이외에도 장정들을 좀더 부드럽고 여유로운 가운데 검사를 받게 할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생각해 낸 것이 <기념사진 찍어주기 행사>이다.

장정들의 징병검사장면을 찍어 주는 서비스를 처음 실시한 곳은 부산지방병무청 징병검사장. 징병검사장을 「추억의 순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해 기념촬영을 해주고 사진을 E-mail로 전송해주고 있다.

부산지방병무청 백한찬 공보팀장은, 건강한 젊음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사진에 담아 개인 이메일로 보내줌으로써 병역의무의 숭고한 의미를 오래오래 기억시키고 병무청의 이미지를 친절하고 친근한 기관으로 인식시키기 위해 이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징병검사장에서 사진 찍기를 원하는 장정들의 이유도 다양하다. “징병검사를 받고 기념촬영을 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여자친구한테 자랑할 일이 생겨서 좋은 것 같습니다”(한창무, 20세), “이 사진 보여드리면 교수님도 꼼짝없이 강의 빠진 것 인정해 주실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정두혁, 21세) 등.

이외에도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고 배려해주는 병무청의 친절함과 성실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를 직접 체험한 장정들의 반응이다.

병무청에서는 징병검사 수검자의 징병검사장면 외에도 신체등위판정심의위원(명예 옴부즈맨)의 판정심의 과정, 징병검사장을 견학하는 초등학교 꿈나무들의 신장체중 측정 장면 등도 디지털 카메라에 담아 이메일로 전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징병검사장의 사진촬영 행사는 서울청, 강원청 등 다른 지방청에서도 시행되고 있어 이제는 징병검사과정의 정식코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 인간의 성장의 기록물이자 병무행정의 역사가 담겨있는 사진 한 장, 먼 훗날 <푸르른 날, 징병검사장에서>라 적힌 사진을 보며 장정들은 빛나는 젊음의 한 때를 떠올릴 것이며, 소중한 추억거리를 제공해 준 병무청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