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20세기 세계대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등장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란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근대 프랑스 대혁명이후 병역의 의무가 일반화되면서 시작되었고, 20세기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등장하였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하여 각국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인정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현재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국가들 중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과 대만 등 40여 개국이고, 인정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를 비롯하여 콜롬비아, 싱가포르 등 40여 개국이다. 이렇게 양심적 병역거부의 문제는 국가 내의 법질서의 틀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을 각국의 태도에서 알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에 있어서 핵심은 양심의 자유이다. 양심의 자유는 종교·학문·예술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와 함께 헌법상 우월적 지위를 갖는 기본권이다. 양심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은 개인의 다양한 사고와 사상의 공존 가능성과 자유로운 개성의 신장을 특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헌법에서 당연한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에서 문제는 양심을 어떻게 보고 판단하여 보장의 범위를 확정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양심이란 일반적으로 세계관·인생관·주의·신조·확신 뿐만 아니라 널리 개인의 인격형성에 관계되는 내심의 윤리적·가치적 판단을 말한다. 우리 헌법은 제19조에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양심형성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양심형성의 자유와 양심의 유지 및 양심실현의 자유를 그 내용으로 한다. 양심형성의 자유는 외부로부터 어떤 간섭이나 강제를 받지 않고 자신의 도덕적·논리적 판단에 따라 무엇이 옳고 틀린 것인지에 대한 확신에 이르는 자유를 말한다. 양심형성의 자유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유지하고 인격을 실현하기 위한 대전제가 되므로, 양심형성의 과정에 국가권력이나 타인이 간섭하거나 일정한 양심결정을 하도록 강제하여서는 아니된다. 양심의 결정 단계에 있는 한 어떠한 내심의 작용도 규제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될 뿐만 아니라, 입증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심형성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라고 할 것이다.

양심유지의 자유
그 다음 양심의 유지는 자신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을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당하지 아니하는 자유를 말한다. 여기서는 양심을 언어에 의해 표명하도록 강제 당하지 않는 침묵의 자유와 양심을 일정한 행동에 의해 간접적으로 표명하도록 강요당하지 않는 양심추지의 금지도 함께 포함한다.

양심실현의 자유
끝으로 양심실현의 자유란 양심의 결정을 외부로 표명하거나 행동으로 옮겨서 실현하는 자유를 말한다. 양심실현의 자유에서는 이를 양심의 자유에 포함시킬 것인지, 아니면 제외할 것인지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 전자는 양심결정을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을 제외시켜 양심의 자유를 양심형성의 자유와 양심유지의 자유에 국한시키고 인간의 내면적 자유로만 파악한다. 이에 대하여 후자는 양심실현의 자유가 양심의 자유에서 제외될 경우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 의의가 축소될 것이라는 이유로 양심실현의 자유를 포함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