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4>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0년도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자 1,419명 중 현역입영대상자가 90.4%인 1,283명, 공익근무요원소집대상자가 9.6%인 136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4~6주간의 기초군사훈련과 8년간의 예비군훈련은 물론 전시 병력동원까지 모든 군사관련 복무의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전ㆍ평시의군사복무가 지난 번 연평해전에서 보듯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단순히 복무기간의 장ㆍ단으로 병역의무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는 없다고 본다.

둘째, 대체복무를 실시할 경우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이들 지원단체들도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되면 종교나 양심을 가장하여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현재 병역대체복무제도가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어 굳이 복무기간이 긴 대체복무를 위해 종교나 양심을 가장하면서까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①「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에서도 대체복무 시행시 제도의 악용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않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우리사회는 아직도 그 원인이 어디에 있던지 병역을 기피 하려는 풍조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문신으로 인한 병역기피자 585명이 경찰에 적발되어 사회적 물의를 일의킨 일이 있었으며②, 얼마전 연세대학교 영자신문 ‘연세 애널스(Yonsei Annals)’가 재학생 508명을 대상으로 한 군복무와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군복무를 선택할 수 있다면 가지 않겠다’는 답변이 79.4%였으며, ‘가겠다’는 답변은 8.3%에 불과했다고 조사된 바 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는 병역기피를 조장하는 사이트, 즉 군대 4급만들기(cafe.daum.net/gnsgm177), 안티군대(cafe.daum.net/armyno), 찾아보자 군대 안가는 방법(cafe.daum.net/ skybox9), 군대반대운동(non-serviam.org) 등 병역기피를 조장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불법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음 또한 현실이다.③
이러한 병역환경을 고려할 때 객관적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한 종교적 신념과 개인의 양심에 근거한 대체복무 인정시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개선을 위한 연대회의에서 2002. 5.7 발간한 소책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P18
② 병무청에서 병역면제판정의 2심제(중앙신체검사소 설치)를 시행한 이후로 신체검사와 관련된 병역비리가 한 건도 없었다. 과거와 같이 신체검사 과정에 비리 개입소지가 차단되자 문신 등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③ 병무청에서는 최근 불법 병역면탈 조장 인터넷사이트 16개를 폐쇄토록 협조하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 필요조치를 요청했으며 경찰청에 수사자료로 제공한바 있다